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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인한 범죄 영화는 무섭고 불편하다고 생각하셨나요? 저도 그랬습니다. 그런데 범죄도시 1편을 틀었다가 결국 4편까지 내리 달려버렸습니다. 웃고 긴장하고, 어떤 장면에서는 진짜로 소름이 돋았습니다. 1부를 마무리하는 지금, 편별로 흩어져 있던 이야기를 한 자리에 정리해봤습니다.

조선족, 가리봉동, 그리고 장첸이라는 이름
1편을 보기 전까지 저는 조선족(朝鮮族)이라는 개념 자체를 깊이 생각해본 적이 없었습니다. 조선족이란 중국 국적을 가진 한민족 계열 소수민족을 뜻하며, 1990년대 이후 한국으로 유입된 이주 노동자 집단 중 상당수를 차지합니다. 영화는 이 배경을 서울 가리봉동이라는 구체적인 공간에 정착시키면서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직접 겪어보니 이 설정 하나가 영화 전체의 몰입도를 결정적으로 끌어올렸습니다.
1편의 악역 장첸은 중국에서 건너온 범죄 조직 흥룡파의 두목입니다. 그가 기존 조직인 독사파를 기습·해체하고 세력을 흡수하는 과정은 단순한 폭력 장면이 아니라 세력 판도(勢力版圖), 즉 특정 집단이 지역 내 힘의 균형을 장악하는 구조를 눈으로 보여주는 시퀀스였습니다. 그때 느낀 건, 이게 그냥 영화적 과장이 아니라 실제로 이런 일이 어딘가에서 벌어질 수도 있겠다는 묘한 현실감이었습니다.
마석도가 장첸과 처음 맞닥뜨리는 장면에서 격투 끝에 그를 놓치는 설정도 저는 꽤 좋았습니다. 주인공이 무적이면 긴장감이 없는데, 이 영화는 그 균형을 잘 잡았습니다. 팀원 홍석이 다쳐 강력반을 떠나는 장면에서는 영웅 서사(英雄敍事), 즉 주인공이 혼자 모든 걸 해결하는 전형적인 구조를 의도적으로 벗어나려는 연출 의도가 느껴졌습니다. 결국 마석도는 주민 협조와 위성락을 미끼로 쓰는 심리전으로 장첸을 공항에서 제압하며 1편을 마칩니다.
참고로 범죄도시 1편이 개봉한 2017년, 한국 영화진흥위원회 통계에 따르면 이 영화는 순제작비 대비 손익분기점을 300만 관객으로 잡았으나 최종 688만 명을 동원하며 그해 한국 영화 흥행 1위에 올랐습니다(출처: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 이 숫자가 4편까지 시리즈를 가능하게 만든 물적 토대였습니다.
편마다 악역이 더 강해진다는 공식, 과연 맞는가
1편이 끝나고 2편을 틀면서 솔직히 '이제 장첸보다 강한 악역이 나올 수 있을까' 반신반의했습니다. 그런데 제가 봤을 때 이건 좀 다릅니다. 2편의 강해상은 장첸보다 '더 강한' 것이 아니라 '다른 종류의 공포'였습니다. 장첸이 조직력과 카리스마로 지배하는 악역이었다면, 강해상은 이유 없는 광기(狂氣), 즉 어떤 합리적 계산도 없이 폭력 자체를 즐기는 인물로 설계되어 있었습니다. 베트남을 배경으로 한국인 관광객을 납치하고 살해하는 장면은 보는 내내 불쾌하고 무서웠는데, 그 불쾌함이 영화적으로 정직하게 느껴졌습니다.
3편은 인천을 배경으로 신종 마약 '하이퍼' 유통 사건을 다룹니다. 여기서 등장하는 핵심 개념이 비리 경찰 주성철인데, 그는 야쿠자와 결탁해 내부에서 증거를 인멸하는 인물입니다. 증거 인멸(證據湮滅)이란 수사 기관이 확보하거나 확보할 수 있는 증거를 없애거나 훼손하는 행위를 말하며, 실제 형법상 처벌 대상이 됩니다. 시리즈를 거치면서 악역의 범죄 방식이 단순 폭력에서 마약 유통, 공권력 결탁으로 진화하는 흐름이 보였습니다.
4편의 백창기는 필리핀을 거점으로 온라인 도박 사이트를 운영하며 개발자들을 감금·살해하는 인물입니다. 마석도가 디지털 포렌식(Digital Forensics), 즉 디지털 기기나 네트워크에 남겨진 데이터를 분석해 범죄 증거를 복원하는 수사 기법을 활용한다는 설정이 3편까지와 달라진 지점입니다. 시대가 바뀌면 범죄도 바뀌고, 수사 방식도 바뀐다는 흐름을 자연스럽게 반영했습니다.
편별 악역의 특성을 제가 본 시각으로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1편 장첸: 조직 장악형 카리스마, 세력 판도 재편이 핵심 위협
2편 강해상: 예측 불가능한 광기형, 공포의 밀도가 가장 높음
3편 주성철: 내부 배신자형, 공권력 타락이라는 구조적 악
4편 백창기: 디지털 범죄형, 국경 없는 사이버 범죄 조직
이렇게 보면 단순히 악역이 매번 강해지는 게 아니라, 범죄의 성격 자체가 진화하는 구조임을 알 수 있습니다. 제 경험상 이 부분이 4편을 봐도 식상하지 않은 이유였습니다.
장이수 없이는 범죄도시가 없다
4편을 통틀어 제가 가장 웃었던 장면을 꼽으라면 망설임 없이 장이수 관련 장면들입니다. 특히 마석도가 그에게 가짜 경찰 뱃지를 쥐여주면서 "비밀 경찰"이라며 사기를 올려주는 장면은 극장에서 소리 내어 웃었습니다. 이 장면이 웃긴 이유는 단순한 개그가 아니라, 두 캐릭터의 관계가 쌓인 4편 분량의 맥락 위에서 터지는 웃음이기 때문입니다.
장이수라는 캐릭터는 범죄자이면서 정보원(情報員), 즉 수사 기관에 범죄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협력자 역할을 합니다. 드라마에서 이런 인물은 대개 소모적으로 쓰이다 사라지는데, 범죄도시는 이 캐릭터를 1편부터 4편까지 일관되게 살려냈습니다. 그게 이 시리즈의 캐릭터 운용에서 가장 잘 된 선택이라고 봅니다.
범죄도시가 4편까지 흥행을 이어간 데는 액션 외에도 이런 반복 등장 캐릭터들이 만들어내는 친숙함이 크게 작용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한국 범죄 액션 장르(Genre)란 범죄 수사나 조직 범죄를 중심 소재로 삼아 오락적 액션 연출과 결합한 영화 형식을 말하며, 한국에서는 2000년대 이후 꾸준히 흥행 공식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범죄도시는 그 공식을 충실히 따르면서도, 웃음 코드를 섞어 넣은 덕분에 관객층을 더 넓게 가져갈 수 있었다고 봅니다.
제작진 측 언급에 따르면 1편부터 4편이 1부이고, 5편부터 2부가 시작된다고 합니다. 그 말을 듣고 나서 4편을 다시 보니 각 편이 독립된 이야기이면서도 마석도라는 캐릭터의 성장과 팀의 변화가 누적되는 구조라는 게 더 선명하게 보였습니다. 단순한 속편 양산이 아니라 시리즈물로서의 설계가 있었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한국 범죄영화 트렌드와 관련한 더 넓은 맥락은 한국영화진흥위원회 공식 사이트에서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범죄도시는 몇 편부터 봐야 하나요, 중간부터 봐도 되나요?
A. 각 편이 독립된 사건을 다루기 때문에 2편이나 3편부터 봐도 이야기 이해에는 큰 지장이 없습니다. 다만 마석도 팀의 구성이나 장이수와의 관계가 쌓이는 과정을 보려면 1편부터 순서대로 보는 쪽이 훨씬 재밌습니다. 직접 겪어보니 1편의 맥락을 알고 보면 후속 편에서 웃기는 장면이 두 배는 더 웃깁니다.
Q. 범죄도시가 폭력 묘사가 심해서 보기 불편하지 않나요?
A. 범죄를 다루는 영화다 보니 폭력 장면이 없을 수는 없지만, 잔혹한 고어(gore) 연출보다는 통쾌한 액션에 방점이 찍혀 있습니다. 저도 처음엔 망설였는데 실제로 보니 무섭기보다 시원한 장면이 훨씬 많았습니다. 다만 2편의 강해상 관련 장면 일부는 심리적으로 불쾌할 수 있으니 참고하시면 좋겠습니다.
Q. 장이수는 실제 인물을 모델로 한 캐릭터인가요?
A. 장이수는 실존 인물을 직접 모델로 삼은 캐릭터는 아닙니다. 다만 수사 기관에 협력하는 정보원이라는 설정은 실제 범죄 수사에서도 흔히 쓰이는 방식입니다. 영화 속 장이수처럼 범죄자 출신 정보원을 활용하는 수사 기법은 한국 형사소송법 체계 안에서 공식적으로 인정되는 방식이기도 합니다.
Q. 범죄도시 5편은 언제 나오나요?
A. 제작진 공식 발표에 따르면 5편부터 2부가 시작된다고 했으나, 구체적인 개봉 일정은 제가 이 글을 쓰는 시점 기준으로 아직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공식 배급사 채널이나 영화진흥위원회 공지를 주기적으로 확인하시는 것이 가장 정확합니다.
범죄도시 1~4편을 한 번에 돌아보고 나니, 이 시리즈가 단순히 '마석도가 나쁜 놈 잡는 영화' 이상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범죄의 형태가 편마다 달라지고, 그에 맞춰 수사 방식도 진화하며, 웃음과 긴장이 교차하는 리듬이 일정합니다. 폭력적인 영화를 꺼리는 분들도 한 편만 틀어보시면 생각보다 훨씬 편하게 보실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5편이 어떤 방향으로 2부를 열지, 솔직히 기대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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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zRNHQzSQsL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