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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예고편 봤을 때 "이게 뭐지?" 싶었습니다. 고려 시대 도사가 나오는가 싶더니 외계 로봇이 서울 도심을 달리고, 거기에 시간 이동까지 얹혀 있었으니까요. 그런데 막상 영화관에서 보고 나왔을 때는 생각보다 훨씬 즐거웠습니다. 호불호가 갈리는 영화라는 건 분명하지만, 어떻게 마음을 세팅하고 보느냐에 따라 완전히 다른 경험이 됩니다.

짬뽕 세계관, 어디서부터 잡아야 하나
이 영화를 불편하게 느끼는 분들 대부분이 호소하는 문제가 하나 있습니다. 바로 세계관이 너무 많은 장르를 한꺼번에 끌어안고 있다는 점입니다. 저도 처음엔 그게 걸렸습니다. SF, 판타지, 무협, 액션 블록버스터를 한 영화에 다 때려 넣었으니 어느 하나에 집중하기가 쉽지 않더라고요.
그런데 조금 시선을 바꿔보면 이 세계관의 설계 자체는 꽤 탄탄합니다. 핵심 설정을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외계인들이 아주 오래전부터 자신들의 우주 죄수들을 지구인의 몸에 가둬 관리해 왔고, 이를 감시하는 '가드'와 조력자 프로그램 '썬더'가 죄수 탈옥을 막는 구조입니다. 이 설정이 1391년 고려 시대와 현대 서울을 동시에 관통하는 뼈대가 됩니다.
여기서 등장하는 개념이 바로 영체 전이(靈體 轉移)입니다. 영체 전이란 죄수의 의식이 한 인간의 몸에서 다른 몸으로 옮겨가는 현상을 뜻합니다. 이 전이가 일어나기 전에 가드가 죄수를 포획해야 하기 때문에 영화의 긴장감이 생깁니다. 또 하나, 신검(神劍)이라는 소재도 중요합니다. 신검이란 단순한 무기가 아니라 시간 이동과 죄수 각성을 가능하게 하는 에너지 매개체로, 1391년 고려 시대 무륵이 현상금을 노리고 추적하는 대상이 바로 이 신검입니다.
이 설정들이 처음에는 한꺼번에 쏟아지다 보니 낯설게 느껴지는 건 사실입니다. 하지만 제 경험상, 초반 20분만 버티면 이후 흐름은 생각보다 잘 따라갑니다. 이해하려고 힘주지 말고 일단 흘러가는 대로 보는 편이 훨씬 재밌었습니다.
외계인 죄수 관리 시스템: 가드와 썬더가 지구에서 죄수 탈옥을 감시·저지
1391년 고려 시대 라인: 무륵이 신검을 추적하며 흑설·청운·이안과 얽힘
현대 서울 라인: 강력계 형사 문도석이 외계 로봇과의 추격전에 휘말림
두 시대 연결 고리: 신검을 통한 시간 이동과 죄수 각성이 두 시대를 연결
두 시대가 퍼즐처럼 맞춰지는 구조는 최동훈 감독이 의도한 설계입니다. 과거와 현재의 타임라인(Timeline), 즉 두 시간축이 교차하며 맞물리는 방식은 할리우드 SF에서도 자주 쓰이는 서사 기법입니다. 다만 한국 영화에서 이 규모로 시도한 건 사실상 처음에 가깝습니다. 영화진흥위원회(KOFIC)에 따르면 외계+인 1부는 한국 영화 사상 최장 촬영 기간인 13개월을 기록했습니다. 이 수치 하나만으로도 제작진이 이 세계관을 얼마나 공들여 쌓았는지는 충분히 느껴집니다.
배우 앙상블, 이건 진짜 보러 간 이유
제가 이 영화를 망설임 없이 보러 간 가장 큰 이유는 솔직히 캐스팅이었습니다. 류준열, 김우빈, 김태리, 소지섭까지 제가 좋아하는 배우들이 한 작품에 모여 있다는 것 자체가 이미 절반은 된 셈이었으니까요.
그 중에서도 김태리는 역시 기대를 배신하지 않았습니다. 미스터 션샤인에서 보여줬던 그 묵직한 존재감을 이번엔 전혀 다른 방식으로 꺼내 들었습니다. 고려 시대 배경에서 총기 액션을 소화하는 캐릭터 변신이 처음엔 어색하게 느껴질 수도 있는데, 실제로 보면 오히려 그 이질감이 웃음 포인트가 됩니다. 김우빈은 1인 다역을 수행하듯 반전 매력을 드러내는데, 이게 예상보다 훨씬 재밌었습니다.
최동훈 감독 특유의 앙상블(Ensemble) 연출 방식도 여기서 빛납니다. 앙상블이란 여러 배우가 각각의 캐릭터로 유기적으로 맞물려 전체 서사를 끌어가는 방식을 뜻합니다. 범죄도시나 타짜처럼 개성 강한 인물들이 부딪히는 구도가 이 감독의 트레이드마크인데, 외계+인도 그 흐름을 잘 이어받았습니다.
고려 시대 신선 흑설과 청운이 거래 장면에서 보여주는 쇼호스트 같은 입담은 예상 밖의 웃음 포인트였습니다. 진지한 도술과 코미디 상술이 한 씬에 공존하는데, 이게 뜬금없이 느껴지기보다 영화 전체의 톤을 유연하게 만들어 주더라고요.
한 가지 제가 직접 보면서 불호였던 건 썬더의 목소리였습니다. 다른 설정들은 짬뽕이어도 재밌게 받아들일 수 있었는데, 그 목소리는 볼 때마다 몰입이 살짝 끊겼습니다. 분명 다른 선택지도 있었을 텐데 왜 그 방향으로 갔는지 아직도 잘 모르겠습니다. 이런 부분은 개인차가 크니 직접 확인해보시는 수밖에 없습니다.
2부 기대, 어디서 기대감을 잡아야 할까
영화가 끝나고 나왔을 때 제가 가장 먼저 한 생각은 "2부는 언제 나오지?"였습니다. 1부 구조 자체가 과거 고려 시대 타임라인을 정리하며 현대 서울로 넘어오는 마무리를 짓는 방식이라, 사실상 긴 프롤로그(Prologue)처럼 기능합니다. 프롤로그란 본편이 시작되기 전 배경과 인물 관계를 설명하는 서막을 의미합니다. 1부가 그 역할을 했다면, 2부는 본격적으로 현대 서울에서 벌어지는 사건이 중심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주목할 캐릭터는 이하늬 배우가 맡은 민개인입니다. 1부에서는 비중이 크지 않았지만, 보면서 "이 캐릭터가 2부에서 핵심이 되겠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습니다. 사건의 전체 퍼즐을 완성하는 열쇠가 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현대로 넘어온 무륵의 액션도 2부의 주요 관람 포인트입니다. 서울 도심을 배경으로 한 카 체이싱(Car Chasing), 즉 차량 추격전 장면은 이미 1부에서도 눈길을 끌었는데, 2부에서는 이 스케일이 더 확장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외계 우주선이 등장하는 전투 장면처럼 SF 비주얼의 밀도가 높아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1부가 2부까지 제작될 수 있었던 건, 결국 호불호가 갈렸어도 관객의 반응에서 '호'가 '불호'보다 높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SF라는 장르 자체가 한국 영화에서 워낙 어렵다는 건 여러 감독들의 사례를 봐도 알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이 정도 규모와 완성도로 세계관을 구축했다는 것 자체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싶습니다.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KOBIS) 기준으로도 외계+인 1부는 국내 누적 관객 수에서 의미 있는 성적을 기록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외계+인 1부, 영화관에서 안 봤으면 지금 OTT로 봐도 괜찮을까요?
A. 충분히 괜찮습니다. 다만 카 체이싱이나 전투 씬의 시각적 스케일이 큰 편이라 가능하면 큰 화면으로 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2부를 보기 전에 1부 세계관을 파악하는 용도로도 충분히 가치 있습니다.
Q. SF를 잘 모르는데 세계관이 너무 복잡하지 않을까요?
A. 초반 20분이 가장 어렵고, 그 이후엔 흐름을 따라가기가 훨씬 수월해집니다. 설정을 완벽하게 이해하려 하기보다 일단 인물들의 감정선을 따라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세계관이 잡힙니다. SF보다는 오히려 판타지 액션 영화처럼 받아들이면 부담이 줄어듭니다.
Q. 고려 시대 배경과 현대 서울 배경이 따로 노는 느낌은 없나요?
A. 1부에서는 두 타임라인이 각각 소개되는 구조라 분리된 느낌이 드는 건 사실입니다. 하지만 신검이라는 연결 고리가 있어서 완전히 단절되진 않습니다. 두 시대가 본격적으로 맞물리는 건 2부에서 더 명확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Q. 썬더 캐릭터가 별로라는 반응이 많던데, 실제로 그런가요?
A. 개인적으로 저도 썬더의 목소리가 가장 불호였습니다. 다른 설정들은 어느 정도 적응이 됐는데 썬더만큼은 볼 때마다 몰입이 살짝 끊겼습니다. 다만 이건 개인차가 크니 먼저 짧은 예고편에서 확인해보신 뒤 결정하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Q. 2부를 보려면 1부를 꼭 먼저 봐야 하나요?
A. 네, 필수입니다. 1부가 세계관과 인물 관계의 기반을 전부 깔아두는 구조라, 2부를 먼저 보면 맥락을 거의 잡을 수 없습니다. 1부가 길게 느껴지더라도 2부를 제대로 즐기려면 반드시 순서대로 보셔야 합니다.
외계+인 1부는 "이게 왜 좋아?"를 납득시키기 어려운 영화이기도 하지만, 반대로 "이게 왜 싫어?"도 완전히 공감하기 어려운 영화입니다. 단점을 찾으러 들어가면 단점만 보이고, 재미를 찾으러 들어가면 의외로 즐거운 지점들이 많습니다. 2부가 나온 지금, 전체 시리즈를 이어서 볼 준비가 됐다면 1부부터 다시 한번 보시길 권합니다. 짬뽕 전문점이라도 제대로 된 집이면 맛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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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4F4LMsrFQG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