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울하게 누군가의 잘못을 뒤집어쓴 경험, 한 번쯤 있으시지 않습니까. 저도 작은 오해 하나로 한동안 마음이 시커멓게 탔던 적이 있는데, 그때 이 영화가 생각났습니다. 2013년 개봉해 천만 관객을 돌파한 '7번방의 선물'은 지적 장애를 가진 아버지 용구가 누명을 쓰고 교도소에 갇히면서 벌어지는 이야기입니다. 류승룡의 열연이 없었다면 이 이야기가 이렇게까지 깊이 박혔을까 싶습니다. 누명과 강압 수사, 용구에게 벌어진 일 딸 예승이에게 세일러문 가방을 사주려다 오해에 휘말린 용구의 상황은, 처음부터 기울어진 운동장 위에 서 있었습니다. 사건의 피해자 아버지가 경찰청장이었다는 점이 결정적이었는데, 감정적으로 무너진 권력자가 수사 과정에 직접 개입하면서 이른바 강압 수사(coercive investigation..
1,600만 관객. 한국 코미디 영화 역대 최고 흥행 기록입니다. 솔직히 처음 이 숫자를 봤을 때 반신반의했습니다. 근데 막상 보고 나니 수긍이 갔습니다. 영화를 평소에 잘 안 챙겨보는 저도 이건 중간에 멈추질 못했거든요. 위장수사, 시작부터 예상을 빗나가다 혹시 형사물이라고 하면 어떤 장면이 먼저 떠오르십니까? 긴박한 추격전, 심각한 표정의 형사들, 극적인 반전. 그런데 극한직업은 시작부터 이 공식을 완전히 뒤엎습니다. 기상 관측 111년 만의 역대 최고 기온을 기록한 날, 마약반이 공들여 준비한 추격전은 16중 추돌사고로 허무하게 끝나버립니다. 이 장면에서 저는 이미 예감했습니다. '이 영화, 보통이 아니겠구나'라고요.잠복수사(潛伏搜査)란 수사관이 신분을 숨기고 범죄 현장에 잠입해 증거를 수집하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