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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킹 리뷰 (캐스팅, 권력중독, 검찰풍자)

저는 이 영화를 처음에 그냥 잘생긴 배우들 모아놓은 볼거리 영화 정도로 생각했습니다. 조인성에 정우성, 김아중까지 한 화면에 담겨 있으니 내용이 좀 허술해도 눈이 즐거우면 그만이라는 안일한 기대였습니다. 그런데 막상 보고 나니 이 영화가 제 예상보다 훨씬 깊은 곳을 건드리고 있었습니다. 검찰과 권력의 민낯을 이렇게 코미디처럼, 하지만 섬뜩하게 풀어낼 수 있다는 게 꽤 인상적이었습니다. 반칙 수준의 캐스팅, 그런데 그게 전략이었다 조인성이라는 배우를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저는 솔직히 말문이 막힙니다. 키도 크고, 얼굴도 되고, 연기도 되는데 여기에 정우성까지 붙여놨으니 이건 정상적인 캐스팅이 아닙니다. 제가 영화를 보면서 처음에는 "이 두 사람이 같은 화면에 있으면 이야기가 묻히는 거 아닐까"라는 걱정..

한국 영화 2026. 8. 21. 09:00
청년 경찰 (연기력, 경찰 정신, 징계)

영화를 보다가 진짜 경찰이 되려면 규칙을 잘 따르는 사람이어야 할까, 아니면 규칙을 어기더라도 사람을 먼저 구하는 사람이어야 할까, 라는 질문이 머릿속에 맴돌았습니다. 2017년 개봉한 영화 '청년 경찰'은 그 질문에 꽤 묵직하게 답합니다. 코미디 영화인데 보고 나면 웃음보다 생각이 더 많이 남더라고요. 연기력 — 박서준이라는 배우를 다시 보게 된 계기 박서준 배우는 이미 '이태원 클라스', '김비서가 왜 그럴까', '쌈 마이웨이' 같은 작품들로 충분히 증명된 배우라고 생각했는데, 이 영화에서는 또 다른 결을 보여줍니다. 경찰대생이라는 역할 자체가 어설프고 치기어린 면이 있어야 하는데, 그 어설픔을 연기로 표현하는 게 사실 생각보다 훨씬 어렵습니다.캐릭터의 자연스러운 어색함을 연기력으로 구현해내는 것,..

한국 영화 2026. 8. 21. 05:00
7번방의 선물 (누명, 부녀애, 사형)

억울하게 누군가의 잘못을 뒤집어쓴 경험, 한 번쯤 있으시지 않습니까. 저도 작은 오해 하나로 한동안 마음이 시커멓게 탔던 적이 있는데, 그때 이 영화가 생각났습니다. 2013년 개봉해 천만 관객을 돌파한 '7번방의 선물'은 지적 장애를 가진 아버지 용구가 누명을 쓰고 교도소에 갇히면서 벌어지는 이야기입니다. 류승룡의 열연이 없었다면 이 이야기가 이렇게까지 깊이 박혔을까 싶습니다. 누명과 강압 수사, 용구에게 벌어진 일 딸 예승이에게 세일러문 가방을 사주려다 오해에 휘말린 용구의 상황은, 처음부터 기울어진 운동장 위에 서 있었습니다. 사건의 피해자 아버지가 경찰청장이었다는 점이 결정적이었는데, 감정적으로 무너진 권력자가 수사 과정에 직접 개입하면서 이른바 강압 수사(coercive investigation..

한국 영화 2026. 8. 20. 11:00
은밀하게 위대하게 (정체성, 이념, 귀순)

북한 군인이라고 하면 감정도 없고 오직 세뇌만 된 존재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을 텐데, 정말 그게 맞는 걸까요? 저도 오랫동안 그렇게 믿었습니다. 그런데 영화 한 편이 그 생각을 완전히 흔들어 놓았습니다. 2013년 개봉한 영화 은밀하게 위대하게, 원류환이라는 인물을 통해 제가 당연하게 여겼던 것들이 얼마나 얕은 판단이었는지 새삼 깨달았습니다. 바보 동구 뒤에 숨겨진 정체성 영화의 주인공 원류환은 9년간의 혹독한 특수훈련을 마치고 남한 달동네에 단독 침투한 공작원입니다. 그런데 그가 맡은 임무가 참 독특합니다. 총 들고 싸우는 게 아니라 콧물 자국에 슬리퍼 끌고 다니는 동네 바보 '동구'로 살아가는 것이죠. 이른바 잠복 공작(深伏 工作), 즉 장기간 위장 신분을 유지하며 적진 내부에서 활동하는 방식입니다..

한국 영화 2026. 8. 20. 06:00
신과 함께 2 인과 연 (차사, 원귀, 사후세계)

1편을 보고 나서 2편은 큰 기대 없이 봤습니다. 1편이 워낙 강렬했던 터라 후속편은 조금 처지지 않을까 했는데, 이건 완전히 예상 밖이었습니다. 차사들의 과거가 펼쳐지고, 억울하게 죽은 병사의 진실이 법정에서 드러나는 과정이 생각보다 훨씬 묵직하게 다가왔습니다. 사후세계를 다루는 영화지만, 결국 이승에서의 죄와 용서에 대한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차사도 원래 사람이었다는 것 저는 오랫동안 차사(差使)라는 존재를 그냥 저승에 원래부터 있던 직책으로 생각해왔습니다. 차사란 저승에서 망자를 데려오는 역할을 담당하는 존재로, 우리 전통 신앙에서는 인간의 삶과 죽음을 잇는 중간자로 묘사됩니다. 설화나 드라마에서도 차사가 인간이었다는 배경을 설명하는 경우는 거의 없었으니까요. 그런데 2편은 그 고정관념을 완..

한국 영화 2026. 8. 19. 18:00
신과 함께 1 죄와 벌 (간접살인, 사후세계, 용서)

저는 이 영화를 처음 봤을 때 단순한 판타지 액션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보고 나서 며칠 동안 머릿속에서 지워지지가 않았습니다. 가족과 삶, 죽음 이후의 세계를 이렇게 정면으로 건드리는 영화가 또 있을까 싶었거든요. 신과 함께는 주인공 김자홍이 저승에서 49일간 일곱 개의 지옥을 거쳐 재판을 받는 이야기로, 보는 내내 제 자신을 돌아보게 만들었습니다. 간접살인이라는 기준, 생각보다 무겁습니다 영화에서 김자홍이 처음 맞닥뜨리는 곳이 살인지옥입니다. 그는 생전에 누구를 직접 해친 적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저승 재판에서는 간접 살인(間接殺人)의 혐의까지 묻습니다. 간접 살인이란 직접 손을 쓰지 않았더라도 자신의 행동이나 판단이 타인의 죽음에 영향을 미친 경우를 가리키는 개념으로, 법적 용어로는 부작위(不..

한국 영화 2026. 8. 19. 09:00
히트맨 2 (웹툰 작가, 국정원 요원, 코믹 액션)

히트맨 2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속편이라는 말을 들었을 때 기대를 반쯤 내려놓고 극장에 들어갔는데, 나오면서는 "이거 1편보다 낫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으니까요. 히트맨 2는 전설적인 암살 요원에서 웹툰 작가로 변신한 준이 테러 사건에 휘말리며 다시 한번 요원의 면모를 보여주는 코믹 액션 영화입니다. 권상우, 황우슬혜, 정준호, 이이경, 김성오가 함께하는 이 작품, 1월 24일 개봉했습니다. 속편의 저주를 비웃는 웹툰 작가 준의 귀환 속편 징크스(Sequel Curse)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는 흥행한 1편의 뒤를 이어 나온 2편이 스토리 완성도나 신선함에서 현저히 떨어지는 현상을 뜻하는데, 솔직히 히트맨 2를 보기 전까지는 저도 이 징크스를 걱정했습니다. 다들 아시다시피 시리즈물은 처음의 긴장..

한국 영화 2026. 8. 18. 22:00
히트맨 (권상우 액션, 국정원 코미디, 웹툰 스파이)

저는 이 영화를 보기 전까지 권상우 배우가 코미디에 이렇게 잘 어울리는 사람인지 몰랐습니다. 액션 하면 떠오르는 이름이었는데, 막상 영화를 틀고 나서 30분도 안 돼서 소리 내 웃고 있는 제 자신을 발견했습니다. 별 기대 없이 편하게 보려고 골랐던 영화 히트맨,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 선택은 꽤 잘한 편이었습니다. 권상우 액션, 코미디와 만나면 어떻게 될까 액션 영화를 고를 때 가장 고민되는 부분이 하나 있습니다. 진지하고 무거운 분위기의 작품을 고르자니 보고 나서 머릿속이 복잡해지고, 그렇다고 너무 가벼운 걸 고르자니 아무것도 남는 게 없는 느낌이 들 때가 있거든요. 이 두 가지를 어느 정도 균형 잡아주는 영화를 만나기가 생각보다 쉽지 않습니다.권상우 배우는 과거부터 액션 장르에서 꾸준히 존재감을 드러낸..

한국 영화 2026. 8. 18.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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