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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관에서 중간에 화장실을 한 번도 안 간 게 언제였는지 기억하시나요? 저는 박훈정 감독의 <마녀>를 처음 봤을 때가 딱 그랬습니다. 느와르, 액션, 판타지가 한 영화 안에 다 들어있다는 게 믿기지 않을 만큼, 자리에서 꼼짝도 못 하고 봤습니다. 지금도 마녀 시리즈는 저한테 특별한 의미를 가진 영화입니다.

자윤의 정체, 처음부터 숨겨진 복선들
영화 초반을 보면 솔직히 "이 영화가 뭘 하고 싶은 건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드는 분들이 있습니다. 저도 처음엔 그랬습니다. 목장 배경에 평범해 보이는 고등학생, 거기에 뜬금없이 오디션 프로그램까지. 그런데 뒤로 갈수록 그 모든 장면들이 왜 있어야 했는지가 선명하게 보이기 시작합니다.
자윤이 겪는 두통과 뇌 관련 자료 수집 장면은 단순한 설정이 아닙니다. 여기서 나오는 개념이 바로 신경가소성(neuroplasticity)입니다. 신경가소성이란 뇌가 외부 자극이나 경험에 의해 구조와 기능을 스스로 바꾸는 능력을 뜻합니다. 영화 속 실험이 자윤의 뇌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이 개념으로 연결해서 보면, 단순한 슈퍼 히어로물과는 결이 다른 영화라는 걸 느끼게 됩니다.
그리고 자윤이 오디션에 나간 이유가 단순히 꿈을 이루기 위해서가 아니라 닥터 백에게 자신의 위치를 의도적으로 노출시키기 위한 계획이었다는 반전은, 처음 봤을 때 진짜 소름이 돋았습니다. 관객도 자윤한테 완전히 속은 셈이니까요. 제가 직접 봤을 때도 이 장면에서 "아, 처음부터 이걸 노린 거였구나" 하고 뒤통수를 맞은 느낌이었습니다.
제작팀이 자윤의 뇌 관련 자료들을 실제로 연구해 찾아낸 것들이라고 하는데, 이런 디테일 하나가 영화 전체의 신뢰감을 확 높여주는 것 같습니다. 박훈정 감독이 느와르 장르에서 오랫동안 쌓아온 연출력이 판타지 소재와 만났을 때 이런 결과가 나온다는 게 흥미롭습니다.
반전 구조가 영화를 살린 이유
마녀를 단순히 "능력자들이 싸우는 영화"라고 보는 시각도 있습니다. 실제로 비현실적인 설정들이 많아서, 현실적인 서사를 선호하는 분들에게는 다소 거리감이 느껴질 수 있다는 것도 이해합니다. 그런데 저는 이 영화의 진짜 힘은 액션 자체보다 반전 구조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영화의 핵심 반전은 자윤이 닥터 백에게 "제가 박사님을 오랫동안 찾아다닌 겁니다"라고 밝히는 장면입니다. 이 순간, 영화 전체가 다시 보입니다. 박훈정 감독이 이 장면을 가장 애착이 가는 장면 중 하나로 꼽은 이유가 있습니다. 내러티브 반전(narrative twist)이란 이처럼 이전 장면들의 의미가 완전히 뒤집히는 서사 기법인데, 마녀는 이걸 굉장히 정교하게 구성했습니다.
귀공자와 미스터 최 같은 주변 캐릭터들도 단순한 조연이 아닙니다. 미스터 최는 1세대 실험체(first-generation subject)로 설정되어 있습니다. 1세대 실험체란 초기 인체 실험 단계에서 만들어진 존재로, 이후 세대에 비해 부작용이 크고 안정성이 낮다는 의미입니다. 항상 껌을 씹는 미스터 최의 행동이 단순한 버릇이 아니라 내면의 불안정함을 드러내는 장치라는 걸 알게 되면, 캐릭터 설계가 얼마나 치밀했는지가 보입니다.
이 영화에서 특히 좋았던 건 등장인물들 대부분이 두려움이 없고 답답함 없이 행동한다는 점입니다. 실험으로 인해 감정 제어 체계 자체가 일반인과 다를 수밖에 없는 캐릭터들이라, 보는 내내 답답하게 막히는 부분이 거의 없었습니다. 어벤져스처럼 스케일이 큰 액션을 좋아하는 분이라면, 혹은 아저씨처럼 밀도 있는 한국식 액션을 좋아하는 분이라면 분명 이 영화도 취향에 맞을 겁니다.
마녀의 반전 구조를 제대로 이해하려면 아래 요소들을 기억해두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자윤이 오디션에 나간 것은 닥터 백에게 의도적으로 노출되기 위한 계획이었다
몸이 약한 척한 자윤의 연기는 영화 초반 전체를 관통하는 거짓 설정이다
닥터 백의 임시 처방 주사는 자윤을 통제하는 수단이 아니라 오히려 능력을 극대화하는 계기가 된다
'내가 된 거'라는 대사는 자윤이 모든 조건을 스스로 설계했다는 선언에 가깝다
한국영화진흥위원회(KOFIC)의 공식 통계(출처: 한국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마녀는 2018년 개봉 당시 손익분기점을 넘기며 속편 제작의 발판을 마련했습니다. 박훈정 감독 특유의 장르 혼합 방식이 시장에서도 유효하다는 것을 증명한 셈입니다.
속편 전망, 마녀 시리즈가 어디로 가는지
마녀가 3부작으로 기획된 시리즈라는 건 팬들 사이에서도 잘 알려진 사실입니다. 저도 1편 엔딩에서 등장하는 소녀 장면을 보고 "2편이 빨리 나와야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실제로 마녀 2는 이미 개봉했고 현재 3편이 제작 중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시리즈가 진행될수록 스케일이 커진다는 건 1편 엔딩만 봐도 충분히 예고된 방향입니다.
1편 결말에서 등장하는 소녀는 단순한 떡밥이 아닙니다. 박훈정 감독도 이 장면은 2편 시나리오가 나와야 제대로 이해될 것이라고 언급했을 만큼, 이 소녀는 인간에게 통제되는 실험체로서 시리즈의 핵심 축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실험체 캐릭터아크(character arc)란 특정 캐릭터가 작품 전반에 걸쳐 겪는 성장이나 변화의 서사 흐름을 뜻합니다. 자윤이 1편에서 완성된 캐릭터아크를 보여줬다면, 2편과 3편에서는 새로운 실험체들이 이 흐름을 이어받을 것으로 보입니다.
일부에서는 속편들이 1편의 신선함을 따라가지 못할 것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습니다. 저도 솔직히 그 우려가 전혀 이해 안 되는 건 아닙니다. 1편이 준 반전의 충격은 사실 한 번 경험하고 나면 다음 편에서 그대로 재현하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이 시리즈는 단일 캐릭터 중심이 아니라 실험체들의 세계관 자체를 확장하는 방식으로 가고 있기 때문에, 1편과는 다른 방향의 재미를 기대해볼 만하다고 생각합니다.
세계관 빌딩(world-building)이란 작품 속 가상의 세계가 가진 규칙, 역사, 인물 관계를 체계적으로 구성하는 창작 방식을 말합니다. 마녀 시리즈는 1편에서 그 토대를 탄탄하게 깔았고, 이후 편들에서 그 세계관을 어떻게 넓혀가는지가 관전 포인트가 될 것 같습니다. 한국 느와르 장르가 이 정도 규모로 시리즈화되는 경우가 드문 만큼, 개인적으로는 계속 기대하고 있습니다. 또한 마녀 시리즈는 IMDb(출처: IMDb - The Witch: Part 1. The Subversion)에서도 한국 장르 영화로 꾸준히 호평을 받고 있을 만큼, 국내를 넘어 해외에서도 주목받는 작품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마녀 1편을 안 보고 2편부터 봐도 괜찮나요?
A. 보는 분에 따라 괜찮다고 하는 경우도 있지만, 저는 1편 먼저 보는 걸 강하게 권합니다. 반전 구조와 세계관 설정이 1편에 집중되어 있어서, 2편의 캐릭터와 사건들이 왜 중요한지를 이해하려면 1편이 기본 바탕이 되어야 합니다. 특히 자윤의 캐릭터아크를 알고 보느냐 모르고 보느냐에 따라 몰입도 차이가 크게 납니다.
Q. 마녀는 호불호가 갈리는 편인가요?
A. 갈리는 편이라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비현실적인 설정과 인체 실험 같은 소재를 불편하게 느끼는 분들이 있고, 초반 전개가 느리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반면 느와르 장르나 초능력 액션을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오히려 한국 영화에서 이런 시도 자체가 신선하다는 반응이 많습니다. 어벤져스나 아저씨 계열 영화를 좋아하신다면 취향에 맞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Q. 귀공자 캐릭터는 CG로 만들어진 건가요?
A. 귀공자의 벽 타기 등 일부 액션 장면은 실제 배우(T-50B)의 몸을 디지털로 스캔한 기술을 활용했습니다. 완전한 CG 캐릭터라기보다는 실존 배우의 신체를 기반으로 한 디지털 퍼포먼스에 가깝습니다. 촬영 현장에서 최우식 배우가 손톱을 깨무는 버릇을 자연스럽게 만들었고, 감독이 이를 캐릭터 설정에 그대로 반영했다는 뒷이야기도 재미있습니다.
Q. 마녀 3편은 언제 개봉하나요?
A. 제가 알기론 현재 제작 진행 중인 단계입니다. 정확한 개봉 일정은 아직 공식 발표가 없는 상황이라, 최신 소식은 배급사나 공식 채널을 통해 확인하시는 것이 가장 정확합니다. 시리즈 특성상 스케일이 더 커질 것이라는 기대감은 팬들 사이에서 꾸준히 이어지고 있습니다.
마녀 시리즈는 한국 영화에서 보기 드물게 장르 혼합을 성공적으로 해낸 사례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오글거리는 장면이 없는 건 아니고, 설명이 부족하게 느껴지는 부분도 있습니다. 그래도 영화 전체를 한 편의 흐름으로 놓고 봤을 때, 이만큼 집중해서 본 한국 영화가 많지 않았습니다. 아직 1편을 못 보신 분이라면 일단 처음부터 끝까지 끊지 말고 한 번에 보시길 권합니다. 그게 이 영화를 제대로 경험하는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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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_EWIe0PjQ6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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