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관이 얼마나 위험한 직업인지 영화 한 편이 제대로 보여줬습니다. 2012년 개봉한 영화 '반창꼬'는 고수와 한효주가 주연을 맡은 로맨스 드라마인데, 보다 보면 어느 순간 두 사람의 사랑 이야기보다 소방관이라는 직업의 무게가 더 크게 느껴집니다. 처음엔 그냥 예쁜 배우들 나오는 멜로 영화겠지 싶었는데, 끝나고 나서 꽤 오래 마음에 남았습니다.강일과 미수의 시너지, 이게 진짜 케미다 영화 초반부터 두 주인공의 케미스트리(chemistry)가 폭발합니다. 케미스트리란 두 인물 사이의 자연스러운 감정적 교류와 흡인력을 뜻하는데, 반창꼬에서 고수와 한효주는 그게 정말 살아있습니다. 고수가 연기한 강일은 겉으로는 퉁명스럽고 눈치라고는 없어 보이는 캐릭터인데, 한효주가 연기한 미수가 그 주변을 계속 맴돌며 들이대..
잔인한 범죄 영화는 무섭고 불편하다고 생각하셨나요? 저도 그랬습니다. 그런데 범죄도시 1편을 틀었다가 결국 4편까지 내리 달려버렸습니다. 웃고 긴장하고, 어떤 장면에서는 진짜로 소름이 돋았습니다. 1부를 마무리하는 지금, 편별로 흩어져 있던 이야기를 한 자리에 정리해봤습니다. 조선족, 가리봉동, 그리고 장첸이라는 이름 1편을 보기 전까지 저는 조선족(朝鮮族)이라는 개념 자체를 깊이 생각해본 적이 없었습니다. 조선족이란 중국 국적을 가진 한민족 계열 소수민족을 뜻하며, 1990년대 이후 한국으로 유입된 이주 노동자 집단 중 상당수를 차지합니다. 영화는 이 배경을 서울 가리봉동이라는 구체적인 공간에 정착시키면서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직접 겪어보니 이 설정 하나가 영화 전체의 몰입도를 결정적으로 끌어올렸습니다..
러닝타임 2시간 내내 액션이 단 한 번도 끊기지 않는 영화가 있습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카터'가 바로 그렇습니다. 처음 재생 버튼을 누르고 나서 저도 그 밀도에 꽤 놀랐는데, 좋은 쪽으로 놀란 건지 당혹스러운 쪽으로 놀란 건지는 보는 내내 판단이 쉽지 않았습니다. 기억을 잃은 추격전, 그 시작 영화는 DMZ 바이러스라는 설정에서 출발합니다. 발병 10개월 후, 미국은 15만 명의 감염자를 기록했고 북한은 인구의 3분의 1이 감염되어 사실상 붕괴 직전에 놓인 상황입니다. 대한민국만이 정병호 박사의 치료제 덕분에 피해를 최소화한 상태였고, 그 박사가 북으로 이송되던 도중 납치되면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주인공 카터는 기억이 없는 채로 깨어납니다. 그의 머리 뒤에는 장치가 심어져 있고, 귀에 연결된 이..
1부 개봉 당시 평점이 극단적으로 갈렸던 외계+인이 2024년 2부로 돌아왔습니다. 저도 솔직히 1부를 보면서 "이게 뭔가" 싶었던 순간이 꽤 있었는데, 2부는 분위기가 완전히 달랐습니다. 호불호가 확실히 호 쪽으로 기울었고, 직접 보고 나서 그 이유를 알 것 같았습니다. SF와 무협이 뒤섞인 세계관이 2부에서야 비로소 제 자리를 찾은 느낌이랄까요. 세계관이 낯설어도 괜찮은 이유 이 영화가 다루는 핵심 설정 중 하나가 바로 오버 테크놀로지(Over Technology)입니다. 오버 테크놀로지란 현재 인류의 기술 수준을 훨씬 초월한 외계 문명의 기술력을 뜻하며, 영화 속에서는 인간의 뇌 속에 외계 죄수를 봉인하거나 추출하는 데 활용됩니다. 처음 이 설정을 접했을 때 솔직히 좀 황당했습니다. 뇌 속에 외계인..